일주일에 하루만 쉬는 나는 토요일에 예약손님이 없거나 오전시간대에만 있는 경우 종종 일찍 문을 닫는다.
운이 좋게 날씨가 화창한 날은 아이들을 데리고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를 가는데 이제 점점 엄마아빠와 다니는 것보다 자기들만의 취미생활을 선호하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다.
일찍 문을 닫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몇 개의 마을을 지나는데 (사실 큰 대로를 이용해서 갈 수도 있지만 일부러 좁은 길이나 옛길을 택한다.) 유난히 맑고 청명한 날씨때문인지 차창 밖의 풍경이 꽤 달라 보였다.
필름 카메라에 장전되어 있던 몇컷 남지 않은 흑백필름의 남은 컷수를 확인하고, 차에서 잠깐 내려서 이 휴일의 풍경을 담고 있자니, 매일 다니는 길인데도 느낌이 사뭇 달랐다.
흑백필름(흑백사진)은 굉장한 마력이 있다. 사실 굉장히 어수선하고 너저분한 공간인데, 색을 빼버리니 빛이 남았고 그 빛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마치 그 곳에 꼭 있어야만 완성이 되는 퍼즐의 조각으로 만들어 버린다.
지난 일주일 내내 열일을 해냈던 트랙터도 주인이 쉬는 오늘은 그 열을 좀 식히며 젖은 바퀴를 한컷 말리고 있었다.
몇컷 담지 않은 아주 짧은 휴일의 풍경이었지만, 모처럼 아무생각없이 작은 동네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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