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서교동, 연남동, 연희동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가물가물한 어릴적 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어 자주 찾는다. 특히 연남동은 오래된 가옥을 개조한 개성 넘치는 상점과 카페가 많은데, 이것이 요즘 세대들의 취향과 절묘하게 맞아 평일,휴일 무관하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골목마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문들, 친구들과 장난삼아 초인종을 누르고 주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얼른 도망가는 놀이(?)를 즐겨 했던 곳이다. 빨간 벽돌의 담장, 부잣집의 상징이었던 2층집, 마당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나무들이 참 정겹다.
연남동에 가면 조앤도슨이란 아담한 카페가 있다. 프렌치토스트가 맛있기로 유명한 이 곳은 휴일에는 꽤 오래 스테이를 해야하지만 평일에는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면 된다. 빵도 맛있지만 티 종류도 전문점 못지 않게 괜찮았던 것 같다. 적당히 정숙한 분위기와 구석 구석 무심하게 던져 놓은 듯한 오브제들도 아기자기하다.
낡은 나무 대문의 문고리들마저 햇빛감성으로 근사하게 보인다. 동양에서는 용생구자라 하여 용의 아홉자식이 있었는데 그 중에 초도(椒圖)라 하여 닫기를 좋아하는 녀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주로 문고리 장식으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한는데 그와 비슷한 의미로 서양에서는 사자와 같은 강한 이미지의 동물들이 문고리로 사용된것 같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마도 캡스경비구역이라고 붙은 저 표딱지와 길이름 주소가 적힌 표지판일 것이다. 철문이 낡으면 어른들이 유성페인트를 가져와 문 전체를 칠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마다 문의 색깔이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집은 비취옥색이었던 거 같은데... ^^
새로 지은 건물이지만 그래도 빨간 벽돌이라 좋다. 아파트 생활을 오래해서인지 벽돌을 한장 한장 쌓아 올린 건물이나 담장이 멋져 보인다. 빨간 벽돌의 집은 내 버킷리스트이다.
연남동,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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